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입장
등록일2004-01-17조회45514
치대 교수 성폭행 사건에 관한 건치의 입장
최근 보도에 의하면 현직 치과대학 교수가 대학원 제자이자 치과계 동료 치위생사인 두 여성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가진 모임에서 적정량 이상의 음주가 있었고 만취상태의 두 제자를 교수가 여관으로 데려가 성폭행 하였으며, 이후 또 한차례의 성폭행이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가해자인 치대교수는 준강간치상혐의로 구속 기소되었으며, 또다른 학교 관련자는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 내용 자체에도 경악을 금할 수 없지만, 이번 사건을 단순히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사고라고 볼 수 없다는 점과 이런 사건이 치과계에서 발생했다는 데에 먼저 머리 숙여 사과하며, 더불어 우려와 통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건치신문의 투고와 치과위생사협회 게시판을 통해 그동안 이와 유사한 일들이 종종 벌어져 왔으며 사회적 약자인 치과위생사들은 강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주변 치과위생사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로 대처해 왔음을 알고 있다. 이제 이번 사건을 공론화하여 치과계 전반에 올바른 성윤리, 인간 존중의 문화가 완전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적이며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며 치과계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비뚤어진 음주문화와 잘못된 성윤리, 남녀차별, 직능 차별의 전형적인 결과이다. 이런 사회문화적인 분위기는 남성, 여성, 치과의사, 치과 위생사를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치과대학 및 치과 병의원, 치과계는 이런 잘못된 문화에 대해 모두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를 계기로 치과계 전반에 올바른 성윤리가 정착되고, 인간 존중의 문화가 완전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통렬한 반성과 대안모색에 나서야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 이번 사건을 치과계 내에 올바른 성윤리 확립의 계기로 삼아, 소속회원에 대한 '성교육과 상담을 전담할 전담기구 설치'를 제안한다. 그리하여 유사사건 발생을 미연에 예방하며, 사건 발생시에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고 상담하며,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여 합리적인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잘못된 성윤리와 성심리, 폭력적 인격이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지에 대한 깊이 고민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번 사건을 치과계 전체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는 지금 누구보다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치과계 동료인 두 피해자에게 위로를 보내며 깊은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표면화하여 가해자와 치과계에 깊은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 것은 용기 있는 결정이며, 존경받아 마땅한 행동이다. 이 사건의 진실이 철저하고 공정하게 규명되고, 관련자가 책임질 수 있도록 우리는 그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거나 무마하려는 어떤 시도나, 피해자의 명예와 권리를 손상하는 그 어떤 사회적 편견이나 개입에도 반대한다.
사건이 일어난 해당 대학은 누구보다 깊게 반성하고 자성해야 하며, 더 이상 개인의 문제라고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 치대교수 성폭행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인 성차별, 직능차별의 결과이다.
-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관련자 전원의 각성과 책임이 있어야 한다.
- 해당대학교는 소속 교수진을 제대로 지도 감독하지 못하여 대학원생에게 피해가 가도록 한 점을 반성하고 공개 사과하며, 향후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
- 향후 유사사건의 발생을 예방하고 올바른 성윤리문화정착을 위한 치과계 내의 성윤리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
■ 단국대학교 치과대학에 대한 요구안
1. 치대 교수 성폭행 사건은 교수와 제자간의 잘못된 권력관계를 이용한 범죄임을 인정하라.
2. 이 사건에 대해 학교측의 관리 소홀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라.
3. 단국대학교 당국은 관련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라.
4. 학교 당국은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구조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라.
5. 피해 학생들이 이 사건으로 인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라.
6. 해당 학과인 단국대학교 정책경영대학원 구강보건과의 정상화 방안과 향후 발전 계획을 제시하라.
■ 치과계에 대한 요구안
1.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계에 이번 사건이 일어난 것을 사과하고 반성하라.
2.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회원들이 올바른 성윤리를 확립하고 스스로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할 성윤리위원회(가칭)를 설치하여 운영하라.
3. 기 협회는 향후 유사사건의 방지와 피해자의 구제를 위해 성폭력 신고센터를 설치 운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