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공지사항

성 명 서

등록일2004-02-22조회43953
1. 사건의 개요 지난 2003년 12월 2일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교수가 준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되었다. 성폭력 사건 자체가, 피해자인 여자의 입장에서 그 사실을 극명히 드러내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사건이었기 때문에, 우리 협회는 방송을 접하고 나서야 그 피해자가 바로 우리의 치과위생사들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 조교 성희롱 사건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 이 때에 발생한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다시 한번 대학교 교수라는 사실에 우리는 너무나 놀랐고, 그 대상이 그의 제자들이었다는 데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더구나 다름 아닌 우리의 동료가 그 피해자였다는 사실에 우리는 엄청난 충격으로 휩싸여 있다. 빈번하게 벌어져온 술자리와 그들의 표현대로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교수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학생들의 현실. 그 와중에 발생된 이 사건이 결코 우발적이었다거나 무의식중의 실수였다고 인정할 수 없는 것은, 사건 후 피해자와의 만남에서 가해자의 그 어디에서도 반성의 자세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12월 16일자 "MBC PD수첩" 참조). 더욱이 이번 성폭행 사건이 학내가 아닌 외부에서 발생된 사건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개인적인 사건임을 강조한 대학교 측 관계자의 무책임한 태도에 우리는 다시 한번 분노하였고, 설상가상으로 바로 그 대학교 측 관계자가 이와 유사한 사건의 가해자임을 또 다른 피해자 학생으로부터 확인하고 전율을 금치 못했다는 담당 PD의 방송 후일담에 우리는 더 이상 할 말을 잃고 말았다(12월 17일자 MBC 라디오 "세계는 지금, 우리는" 참조). 현재 이 사건은 조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뒤풀이라는 이름 하에 관례적으로 인정되어온 학교행사의 와중에서 발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교 측으로부터는 아직까지도 주목할 만한 진상규명노력이나 해결책 모색의 움직임이 없어 우리로 하여금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게 하고 있다. 2. 대한치과의사협회에 고함 우선 작금의 이 사태에 관해 치과의사의 공익단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로부터 그 어떤 방식으로 든 일구의 입장 표명도 없었음에 심히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치과계에 성폭력 문제가 처음이 아닌 사안인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원들에게 올바른 성윤리와 인격존중의식을 확립시켜 주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또한 향후 이와 유사한 성범죄를 예방하고 사건 발생 시 피해자가 최대한으로 인권을 보호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구성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3. 단국대학교 치과대학에 고함 하나. 이 사건이 우발적 실수가 아닌 부도덕한 교수가 상대적 약자인 제자에게 행한 명백한 범죄임을 인정하고, 가해자인 교수를 파면하라. 하나. 이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대학 당국의 관리 소홀임을 인정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공개 사과하라. 하나. 단국대학교 당국은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하라. 하나. 피해학생들에 대한 명예훼손과 불이익 방지책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함은 물론, 단국대학교 정책경영대학원 구강보건과의 운영방안과 재학생들에게 학과 존립의 보장을 재천명하라. 4.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의 입장 및 다짐 우리 협회는 우선 어떤 방법으로도 보상될 수 없는 심신의 피해를 입은 두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위로를 전하는 바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남성우월주의 문화와 이미 사회의 병폐로 자리 잡은 음주문화 그리고 퇴폐적으로 전락한 뒤풀이 문화가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전반에 잘못 뿌리 내린 성, 음주, 놀이 문화의 병폐가 상아탑, 그것도 고학력의 전문인들이 모인 대학원에서 발생하였다는 것과 경건한 선서를 통해 인술을 베풀겠노라 천명한 의료인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윤리 의식수준의 단면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으며, 이것이 비단 특수한 일부 집단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수치스러운 우리사회의 자화상임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 분명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오히려 가해자와 공범으로 왜곡시키거나, 그 집단의 만성적인 관행 가운데 발생한 사안에 대해, 사건 발생장소를 핑계로 책임회피에 여념이 없는 자세 등은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비열한 대응이라 하겠다. 본 협회는 과거 치과계에서 발생되어 온 성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우리사회가 가진 여성들의 성 문제에 대한 폐쇄성과 피해의식 및 통념들로, 적극적인 자세보다는 본인 스스로 주의를 하도록 유도하는 예방차원의 소극적 대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해 하반기에는 이러한 성 관련 피해 사실을 더 이상 덮어둘 수만은 없다는 현 집행부의 결의가 있었고, 이 문제에 대해 자문변호사 측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하던 중 불행히도 이번 사건이 발생된 것이다. 본 협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회원보호라는 이유로 소극적 대응을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더 이상 성과 관련된 문제 발생시 소극적이 아닌, 적극적으로 대응 할 것을 공표하는 바이다. 이에 우리 협회는 이번 사건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인식하고, 유사 사건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치과계 "성윤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다. 또한, 본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편견이나 피해자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본 사건 관련자들의 엄중한 심판과 자성을 촉구하는 한편, 소속 대학 책임자의 성의 있는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바이다. 끝으로 관련자들까지도 사과조차 없는 이 사건에 결연히 나서서, 동료들을 향해 자성과 해결책 요구 등 적극적인 자세로 피해자 편에 도의적인 입장을 표명한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의 용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2004년 1월 17일 사단법인 대한치과위생사협회